부산성모병원 - 영적돌봄 활동

(사)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2023-08-21
조회수 264

호스피스 병동에서 말기암 환자를 위한 영적돌봄을 정기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삶이 6개월 ~ 1년 정도 예상되는 말기 암환자들이 올 수 있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이지만, 실제론 몸 상태가 아주 나빠진 이후에 오는 경우가 많아,

병실에서의 첫 만남이 이번 생의 마지막 만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 병원에 가서는 임종실에서 첫 환자를 만났습니다. 이미 의식이 없는 그 불자님은 거친 숨만 쉬고 있었고,

곁에는 따님인 듯한 여성 두 분이 계셨습니다. 


따님에게 위로의 말과 주의할 점을 알려드리고 

의식이 없는 거사님의 귓가에 조용히 말을 건냈습니다. 


"거사님, 두려우시죠? 지금까지 80평생을 사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자식들은 휼륭하게 다 컸으니 아무 걱정마시고, 두려워하지도 마시고 편안하게 떠나십시오. 이렇게 병들고 늙은 몸은 훌훌 벗어버리고, 건강하고 좋은 몸을 받아 다시 오십시오."


그러고는 여러 기도를 한 후에 정수리에 손을 얹고 광명진언을 느리고 깊게 5-6회 쯤 하고 나니


"아빠가 숨을 안쉬어요!"

따님이 놀라 말을 합니다.


여전히 광명진언을 하면서 손짓으로 앉으라는 시늉을 하니 조용히 고인의 양쪽에 한명씩 앉습니다. 


저는 고인의 정수리에 손을 얹고, 딸들은 양쪽에서 고인의 손을 한쪽씩 잡고 앉아

광명진언을 아주 느리고 깊게 한참동안 더 계속했습니다.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 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이날 임종의 현장에 통곡은 없었으며,

광명진언과 더불어 고요와 평화가 임종실 안에 가득찬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남겨진 따님들의 얼굴에도 슬프지만 평화로움과 안도감이 느껴졌습니다 


- 무아스님 블로그 발췌-

0 0